대파 모종을 살 때마다 ‘이거 매년 사야 하나’ 싶으셨던 분들 많으실 거예요. 사실 우리가 마트나 텃밭에서 흔히 보는 길쭉한 대파 말고도, 우리 땅에는 한 번 심어두면 자기들끼리 새끼를 치며 평생 밭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토종파’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삼동파와 순천동파입니다.
자연과 흙의 순환을 믿는 퍼머컬처(Permaculture) 텃밭을 일구는 농부로서, 매년 종자 회사에 의존하지 않고 밭에서 스스로 대를 이어가는 이 토종 작물들은 그야말로 보물과도 같습니다. 오늘은 우리가 아는 일반 ‘외대파’와 토종 ‘삼동파’, ‘순천동파’가 어떻게 다른지 알아볼까 합니다.

대파 3총사 비교
- 외대파 (일반 대파): 매년 씨앗이나 모종을 새로 사서 심어야 하며, 고자리파리 등 충해에 약한 편입니다.
- 삼동파 (주아 번식): 줄기 끝에 씨앗 대신 ‘주아(작은 파 눈)’가 달려, 그것을 똑 떼어 심으면 파가 무한 복제되는 신기한 대파입니다.
- 순천동파 (뿌리 번식): 대파와 쪽파의 장점을 섞은 듯, 뿌리에서 여러 촉으로 스스로 갈라지며 번식(분주)하는 끈질긴 생명력을 가졌습니다.
토종대파3종: 삼동파, 순천동파, 외대파 어떻게 다를까?
가장 흔히 접하는 대파는 시중 마트에서 파는 줄기가 길쭉한 품종으로, 이를 흔히 ‘외대파‘라고 부릅니다. 씨앗이나 모종으로 매년 새로 심어야 하는 1대주 방식이 일반적이고, 우리가 아는 파김치·파채용 대파가 대부분 여기에 해당합니다.
반면 삼동파는 이름 그대로 겨울을 세 번 난다, 혹은 삼층으로 층층이 자란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삼층파, 층층파로도 불리는데, 줄기 끝에 씨앗 대신 ‘주아'(작은 눈 형태의 번식체)가 달려서 이것만 심어도 새 대파가 자라나는 독특한 번식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순천동파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지역(순천)에서 전해 내려온 재래종으로, 뿌리 쪽에서 새끼 촉을 계속 갈라내며 번식하는 분주 방식을 씁니다. 실제 재배 후기를 보면 늦가을에 10촉 정도만 심어도 겨울을 넘기면서 촉이 2~3배로 불어나는 경우가 보고되고 있어, 소량으로 시작해도 확산 속도가 빠른 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표로 정리하는 세 품종 비교
| 구분 | 외대파 (일반 파) | 삼동파 (층층파) | 순천동파 |
| 번식 방식 | 씨앗·모종 (매년 새로 사서 심음) | 줄기 끝에 맺히는 ‘주아‘로 번식 | 뿌리가 스스로 갈라지는 ‘분주(촉 나눔)’ |
| 생육 형태 | 줄기 1대씩 곧고 길게 자람 | 주아가 달리며 층층이(2~3단) 자람 | 뿌리 하나에서 여러 촉으로 소복하게 자람 |
| 병충해 저항성 | 고자리파리 등 뿌리 해충에 취약 | 무농약으로 버틸 만큼 꽤 강한 편 | 매우 강한 편, 야생초 같은 생명력 |
| 맛과 활용 | 익숙한 파김치, 파채용, 양념용 | 진액이 많고 단맛이 강함 (볶음, 찌개) | 쪽파처럼 연하고 부드러워 생무침에 제격 |

실전 재배 기록
매번 파 모종을 사는 것에 지쳐, 저도 올봄 텃밭에 삼동파와 순천동파를 직접 심어보았습니다. 이론으로만 알던 토종파들의 생명력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과정은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 층층이 열리는 주아, 삼동파: 봄에 심은 삼동파가 자라면서 줄기 끝에 진짜로 ‘주아(작은 파 눈)’가 층층이 매달리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신기해서 이 주아들을 톡톡 떼어내어 수확했는데, 내년 농사를 위해 다시 땅에 옮겨 심어도 되고 앙증맞은 모양 그대로 요리에 넣어 먹을 수도 있다는 점이 무척 실용적이었습니다.
- 스스로 불어나는 순천동파: 순천동파 역시 자라면서 뿌리 쪽이 스스로 갈라지며(분주) 새끼를 치고 불어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위기도 있었습니다. 찜통 같은 한여름 폭염이 찾아오자 쌩쌩하던 파들의 수세가 눈에 띄게 약해지더군요. 설상가상으로 밭의 풀 관리를 제때 해주지 못해, 파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잡초 기세에 완전히 묻혀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한여름 더위가 한풀 꺾이고 나서 무성한 풀들을 걷어내 보니, 놀랍게도 잡초 그늘 밑에서 삼동파와 순천동파가 죽지 않고 살아서 생장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매년 온실에서 곱게 길러져 나오는 개량종에서는 보기 힘든, 우리 토종파 특유의 끈질긴 야생성과 생명력을 체감한 순간이었습니다.
병충해와 텃밭 관리, 무엇이 유리할까?
일반적인 외대파를 텃밭에 심어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흙 속에 숨어 뿌리를 갉아먹는 ‘고자리파리(뿌리파리)’ 애벌레 때문에 속을 썩이다 결국 독한 토양 살충제를 뿌리게 되죠.
하지만 삼동파와 순천동파는 오랜 세월 우리 땅의 기후를 맨몸으로 견뎌온 토종 작물답게 병충해에 저항하는 힘이 남다릅니다. 제 밭에서도 화학 농약 한 방울 치지 않고 낙엽과 짚만 덮어주는 무경운 상태로 두었는데도 뿌리썩음이나 고자리 피해 없이 아주 건강하게 버텨주었습니다.
물론 토착 미생물이 살아있는 건강한 흙(토양 환경)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매년 종자를 사고 농약을 쳐야 하는 관행 재배와 비교하면 텃밭 농부의 일손을 획기적으로 덜어주는 고마운 작물임이 틀림없습니다.
토종파 심는 시기와 텃밭 배치 팁
심는 시기: 토종파는 꼭 특정 시기에만 심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생명력이 워낙 강해 봄, 가을 언제든 내 텃밭 계획에 맞춰 유연하게 심을 수 있습니다.
- 봄 식재 (3~4월): 제가 올봄에 심었던 것처럼, 만물이 소생하는 봄에 심어 여름~가을까지 든든하게 키울 수 있습니다.
- 여름~가을 식재 (8~11월): 보통 삼동파 주아는 초여름에 수확하기 때문에, 이를 서늘한 곳에 보관했다가 늦여름(8~9월)에 바로 심기도 합니다. 또한, 추운 겨울을 밭에서 넘기고 이듬해 이른 봄에 가장 먼저 싹을 틔워 풍성하게 수확하기 위해 늦가을(10~11월)에 월동용으로 심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배치 팁: 순천동파는 이듬해 봄에 뿌리가 2~3배로 불어나며 옆으로 덩치를 키웁니다. 따라서 처음 심을 때 촉 간격을 너무 좁히면 통풍이 안 되어 습해를 입을 수 있으니, 최소 15~20cm 이상 넉넉한 간격을 두고 심는 것이 좋습니다.
글을 마치며
정리해 보면 토종대파3종(삼동파, 순천동파, 외대파)은 농사를 짓는 방식에 따라 선택지가 명확히 갈립니다.
- 외대파: 익숙하지만 매년 씨앗이나 모종을 새로 사고 살충제를 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 삼동파: 줄기 끝에 맺히는 주아 하나로 대를 이어갈 수 있어 자급자족 텃밭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 순천동파: 뿌리가 갈라지며(분주) 촉을 빠르게 불려 나가며, 쪽파와 대파의 장점을 두루 갖췄습니다.
자연과 닮은 퍼머컬처 텃밭을 꿈꾸신다면, 올가을에는 밭 한구석에 삼동파나 순천동파를 꼭 심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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